♤ 미서부의 불꽃도시, 라스베가스
캐년을 돌아 밤의 도시 라스베가스에서 피로를 풀고 환락의 미궁속으로 빠져들어보겠다던 희망이 사라졌다. 캐년의 기후가 좋지 않아 일정을 맞바꾸는 바람에 생생한 맨 정신으로 입성한 라스베가스. 사막 한 가운데라고 하는데, 도시 주변에는 사막이 없다. 그저 높은 빌딩들 천지다. 낮 동안에는 그 화려한 조명과 불빛도 없어 그냥 비즈니스 중심의 대도시 번화가를 연상시킨다.
라스베가스, '베가스(Vegas)'는 '비옥한 계곡' 또는 '경작된 평원(초원)'이란 뜻을 가진 스페인어이다. 이름만 봐도 이 도시의 뿌리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스페인 사람들이 도시를 세웠다는 것이고, 지형은 계곡인데, 이곳을 발견하고 개간하여 비옥하게 만들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암튼 모하비 사막 한 가운데이고, 도시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신생도시이면서 지금은 미서부를 대표하는 화려한 제일의 관광도시이자 비즈니스 도시로 자리매김하였다.
라스베가스에서의 기억 중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가장 뚜렷한 기억은 호텔 방을 찾아가는 긴 여정이다. 일단 호텔 정문을 들어서기는 했는데, 이건 지금까지 다녀 본 지구상의 어떤 다른 호텔들과도 다른 진풍경이 펼쳐진다. 주변이 온통 번쩍번쩍하는데다, 여기저기 수많은 출입구와 로비, 화려한 실내장식, 오고 가는 수많은 사람들, 거기다 공간이란 공간은 모두 상업적 광고물과 상품 진열대, 나아가 호텔 객실까지 가는 동안 넓은 카지노를 이리저리 구불구불 거쳐 지나간다. 일행들 대부분은 미서부 투어 여행객들이라 여행 가방이 비교적 작고 간편해서 별 어려움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생과 나는 중남미 투어 이후에 이어진 여행이라 가방도 초대형, 거기다 바닥은 온통 카펫으로 뒤덮혀 있다. 상상해 보시라. 크고 무거운 가방은 아무리 바퀴가 넷이라도 매끄러운 대리석 바닥 위를 구르는 것도 쉽지 않은데, 푹신한 카펫 위에서 안가려고 버티는 가방을 끙끙대며 질질 끌고 가는 모습을... 옆에서 보던 가이드가 조금 도와주긴 했는데. 이런 생고생을 떠날 때 또 한번 했다는 사실. 아, 지금 생각해도 땀이 날 지경이다. 다행히 겨울이긴 했지만.
화려한 밤 풍경이라 하지만 요즘은 웬만한 도시들은 다 저만의 화려한 야경을 자랑한다. 라스베가스라고 아주 특별한 야경은 아닌 것 같았다. 다만 정해진 시간에 도로 위 상공에 펼쳐지는 LED 디지털 레이저 쇼는 다른 곳에서는 못 보던 진기한 풍경이었다. 마치 화려한 오뜨-꾸뛰르 패션쇼의 런웨이를 그대로 뒤집어 공중에 깔아 놓은 것 같다. 음악에 맞춰 경쾌한 걸음걸이로 런웨이를 걸어나오고 걸어나가는 모델들처럼 그래픽 동영상 또한 죽 펼쳐 지나간다. 미국을 상징하는 갖가지 영상이 다양한 색상으로 아름답게 글자와 함께 나타났다 사라진다. 하지만 가장 특별한 것은 호텔들이다. 이곳의 호텔들은 그냥 잠만 자는 호텔이 아니다. 물론 다수의 다른 호텔들은 제외하고 말이다. 초대형, 호화판 호텔들은 모두 최고의 볼거리, 즐길거리를 마련해 놓고 관광객을 부른다. 야경을 즐기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우리가 묵은 호텔(Flaminco) 외에 최고급 호텔 몇 개(호텔 베네치아 외)의 내부를 그야말로 관광 코스의 일환으로 둘러보는 시간이 있었다. 호텔 내부에 베니스의 운하를 가로지르는 곤돌라를 보신 적이 있는지??? 호텔 천정과 벽은 대형 박물관이나 성당의 내부를 그대로 모방하여 관광객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밤 놀이의 최대 장관은 선택 관광중의 하나인 '라스베가스 수중곡예 쇼(Le Reve : The Dream)'. 가격이 만만찮아 중년 부부 커플과 우리 둘, 총 네 명 만이 관람을 위해 공연장이 있는 호텔 'Wynn'을 향해 밤거리를 활보한 기억이 난다. 요금이 비싼 만큼 스케일이 크고 구성도 탄탄한데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최 정상급이어서 대만족이었다. 라스베가스 일정의 하이라이트라고나 할까?
사실 카지노에서 한판 놀아보고 싶었는데, 일정상 그럴 시간이 없었다. 카지노라고는 강원랜드에 딱 한번 가본 것이 유일한 경력(?)이어서 '꾼'의 도움 없이는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는 왕초보다. 라스베가스는 카지노의 왕국으로 알려져 있어서 대단한 겜블러들이 모이는 곳일진대, 우리가 본 카지노의 풍경은 그야말로 동네 게임방 그대로였다. 주변에 몇몇 카지노 도시들도 마찬가지였다.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대단한 도박사들이 진지하게 큰 돈을 걸고 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 사람들은 거의가 나이 지긋한 중년이나 노년층의 신사 또는 숙녀들이다. 우리네 시골 정자나무 아래 평상 위에서 한가롭게 장기를 두고 있는 어르신들과 비슷한 자세로 여유롭게 기계를 밀었다 댕겼다 하면서 노닥거리고 계신다. 거의 노인회관의 게임방 수준이다. 이곳 노년층들의 선호도가 높은 여가 선용이 바로 카지노라고 하니, 참 달라도 너무 다르다. 우리 나라 카지노하고 말이다. 주말이면 약간의 용돈을 챙겨서 이곳에서 놀고 가신단다. 물론 '꾼'들의 카지노는 별도의 장소에 있을 것이다.♠
TIP 라스베가스(Las Vegas)
미국 네바다 주 남동부 클라크 군에 위치. 1905년 5월 15일에 건설, 6년 뒤에 도시로 정식 등록.
전 세계에서 많이 알려진 도시 중 하나로 카지노가 많아서 관광과 도박의 도시로 불림. 미국에서 애틀랜틱 시티와 함께 도박이 허용된 유일한 도시이다.
파이우트 인디언들이 거주하던 이 곳에 정착한 최초의 백인은 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 교회(몰몬교)의 지도자 브리검 영이다. 이들이 인디언들을 개종시키려 하다 실패하고 이 지역을 포기하고, 이후 1905년 철도회사가 이 땅을 매입하면서 현 도시가 설립되었는데, 당시(1910년) 인구는 약 1,000명 정도였다. 1931년 주 정부가 카지노 도박업을 합법화하면서 고속 성장하였고, 1935년에 이 지역 전력 공급을 위해 후버 댐이 완공되었다.
2000년 이후 인구는 약 50만 명으로 집계되었다. 인구의 약 70%는 백인, 10%는 흑인, 24%는 히스패닉 계통이고 아시아인들의 수가 해마다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네바다 대학교, 수많은 컨벤션 홀, 핵무기 실험장소 네바다 테스트 사이트, 넬리스 공군기지 등으로 내왕하는 인구가 많고, 이런 이유로 매캐런 국제공항은 네바다 주 최대 공항이다. 유니언 퍼시픽 철도가 개설되어 있고 주변 트럭 교통의 중심지이며 모노레일이 발달하여 카지노와 여러 호텔들 간의 이동에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리뷰-저널과 라스베이거스 썬 등 2개의 신문, 10 개의 정규 방송국, 30 개의 라디오 방송국, 1 개의 케이블 텔레비젼 방송이 운영되고 있다.(출처 : 위키 백과)
라스베가스 3대 쇼 중 하나인 'Le Reve(The Dream)'
공연장이 있는 호텔
TIP 라스베가스 3대 쇼(출처 : Kaiblog)
- O show
지난 10년 간 쇼비즈니스 최고 흥행 작품. 예술성, 극적 요소, 수중 곡예가 종합적으로 잘 구성된, 섬세하고 여성적인 쇼. 수중 무대 위에 불에 타는 사람, 광대, 가수들의 애절한 선율 등이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다소 암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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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 Reve(The Dream)
'O'를 제작한 Franco Dragone의 작품. 서커스 곡예 쇼라는 기본적인 컨셉은 다른 쇼와 비슷하지만, 소품이나 음악 등 구성이 조금 다르다. 출연진들의 분장과 의상 등을 통하여 테마를 암시하고 극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엄청난 곡예의 연속이다. 라스베가스 쇼 중에서 가장 스릴있고 끝없는 긴장감을 주는 최고의 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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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 Show
3대 쇼 중 무대장치에 가장 많은 돈을 들여 제작한 무대장치 예술. 무대장치와 더불어 출연진의 분장과 소품, 의상이 압권이다. 무대가 수직 상승하고 화살이 기둥에 박히는 등 무대 장치예술의 최고봉을 자랑한다. 전체적으로 장대한 스케일의 남성적인 쇼이지만 탄탄한 러브스토리가 가미되어 있어서 낭만적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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