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서부 캘리코 고스트 타운을 아시나요?
반나절의 짧디 짧은 시간에 수십 년 간의 미국 역사가 어린 추억의 공간을 한 바퀴 휘익 둘러보는 시간이다. 은광으로 활기를 띠던 호시절도 있었건만. 피땀을 투자하면서 고통을 감내한 댓가로 주어지는 반짝이는 금은 덩어리가 인간의 욕망과 호기심에 더 이상 보답을 않게 되자, 모두가 떠나버린 곳. 우리는 이런 것을 '버려졌다'고도 한다.
은광 채굴이 한창이던 서부 개척 시대에 이곳은 광부들의 찌들고 힘든 삶과 함께 멋진(?) 서부의 사나이들, 일명 '웨스턴 카우보이'들이 지나는 길에 가끔 들러 선술집에서 독한 위스키 한 잔씩을 기울이고, 술을 파는 여인들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던 곳이 아니었을까? 마치 영화 촬영을 위해 만들어 놓은 세트장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마을은, 지금은 너무도 한산하고 고요하여 평화롭다 못해 적막하기까지 하다. 이따금 몰려오는 여행자들이나 관광객들이 없다면, 이름 그대로 딱 유령 마을이 될 듯 싶다.
사라지는 모든 것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아무리 자연 경관이 빼어나고 볼거리가 풍성해도 그것을 보러오는 사람들이 없다면, 그 곳은 황량한 사막이나 불모의 땅이 되어 버릴 것이다. 미서부의 사막 한 가운데, 버려진 폐광과 더불어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 했던 이 조그만 광촌이 한 사람의 관심으로 보존되어 이제는 관광지가 되어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니, 역시 자연도 위대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의 생각과 의지 또한 그에 못지 않다는 생각을 해 본다.
마을 입구의 웰컴 기념석 외에 또 다른 기념비가 있어 자세히 보니 '루시 벨 레인'이라 적혀 있다. 이곳에 정착한 여인인 듯하다. 일명 '캘리코의 왕비'라 불렸던 그녀의 일생이 이곳에 고스란히 남아 있나 보다. 이 마을을 떠나지 않았던 그녀를 기념하여 지방 정부와 지방 공원 재단에서 기념석을 세웠다고 적혀 있다.
TIP 캘리코 은광촌
- 위치 : 라스베가스 서남쪽 약 230km
- 복원 및 보존 : 월트 넛츠, Walter Knott(LA의 테마공원 '넛츠 베리팜'을 세운 사람)가 복원하여 1966년 샌버나디노 카운티에 기증. 이후 카운티 리저널 공원으로 재탄생.
- 역사 : 1881년 경부터 1,200만 불 규모의 은광 발굴, 1896년 경부터 급격한 은값 하락으로 폐광에 이름. 은광 채굴에 종사하던 다수의 중국인 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과 악조건에 버티지 못하고 사망한 곳이기도 하다. 마을 입구의 공동묘지에 묻힌 그들의 통곡소리가 들린다 하여 '유령 마을'이라 불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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