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다니는 멋(밖)

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

unibelle 2015. 8. 24. 16:19

탱고의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

 

2015-01-03/04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친절하고 자존심 강하고 책임감있는 현지 가이드가 준비해 온 안내서에 적혀 있는 바에 따르면, 아르헨티나는 1816년 7월 9일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였으며,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인구 1300만의 거대 도시이다. 인구의 70%가 이태리계 이민의 후손들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바로 피부색으로 증명된다. 남미의 여타 도시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소 우리가 생각했던 대로 피부색이 짙다. 헌데, 아르헨티나는 좀 다르다. 마치 유럽의 어느 나라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백색 피부를 가진 사람들로 북적댄다. 거기다 유명한 탱고의 댄서들, 하나같이 하얀 피부에 금발의 미인들이다. 가끔 매력적인 갈색 피부가 눈에 띄지만.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먼저 팔레르모 대공원, 7월9일 대로, 오벨리스크, 대통령궁과 메트로폴리탄 대성당이 있는 5월 광장 등 시내 관광이 예정되어 있었다. 팔레르모 공원(2월 3일 공원)은 세계 3대 공원 중의 하나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심장'이라 불린다고 한다. 7월 9일 대로는 독립을 기념하여 만든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넓은 대로(폭 : 144m)란다. 5월 광장은 아르헨티나의 역사와 독립을 알린 장소로 구 시청사가 인상적인 곳이다. 다음, 아르헨티나의 유명한 여인 '에바 페론'이 잠든 곳인 프랑스풍의 마을, 레꼴레타에 위치한 공동묘지, 탱고의 발상지 보카 지구, 역시 세계에서 폭이 가장 넓은 강이라는 라플라타 강의 티그레 유람선 투어 순으로 2일 간의 여정이 이어졌다.

 

  레꼴레타 공동묘지를 둘러보며 회한에 잠긴다. 유럽의 수많은 공동묘지들 처럼 이곳도 온갖 대리석 조각과 비석으로 묘를 장식해 놓은 곳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나무와 꽃들이 함께 하는 공원식 묘지가 아니고, 묘만 빼곡히 들어 앉은 곳이라는 점이다. 묘 사이의 통로도 매우 좁아서 갑갑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내로라 하는 유명 인사들의 묘가 이곳에 다 모여 있다니, 살아서 만나지 못했던 지구촌 사람들을 죽은 뒤라도 이렇게 만날 수 있게 해 준 여행이 새삼 고맙게 느껴진다. 솔직히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묘지가 뭐 그리 반갑고 의미가 있을까하는 맘도 적지 않다. 나의 관심사는 '에비타'의 묘다. 한때 아르헨티나의 '국모'라 추앙받던 한 여인의 묘는 생각보다 초라하고 쓸쓸하다.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일까? 그 또한 한 시대의 인물에 지나지 않을 뿐, 지금의 사람들은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다만 이곳을 찾은 이방인들만이 "에바의 묘로 가려면 어디로 가면 되나요?"하고 가끔 물어 올 뿐이다.

 

  탱고의 발상지 '보카' 지구. 정확히 말하면 '까미니토 보카'이다. 들머리의 모퉁이 건물 2층 발코니에 유명한 인물 3명의 마네킹이 우리를 맞이한다. 축구 선수 마라도나, 에비타, 유명한 탱고의 선구자라고 하는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마라도나는 이곳 보카주니어스라는 유명한 축구단 출신이란다. 이곳에는 축구장도 있다. 거리와 건물 벽면에 과연 이곳의 역사를 말해주는 모든 것이 다 있다. 화려하고 다양한 색으로 그려진 그림들, 인물들, 어구들(항구이니까), 거리의 예술가들 등등. 항구까지 걸어가는 동안 크고 작은 카페에서는 탱고 무용수들의 공연이 한창이다. 이름 없는 무용수들이지만 내 눈에는 대단한 프로들이다. 공짜로 보는 공연을 실컷 구경하면서 쇼핑 센터에 들러 기념품을 사고, 다시 돌아 나오다가 거리의 장인이 파는 '귀걸이'를 몇 개 샀다. 갖고 있던 현금이 많지 않아서 비싼 것은 사지 못하고, 주머니를 털어서 선물용으로...

 

  '라 플라타' 강 유람은 역시 기분전환과 정글 우림의 풍경을 만끽하는 데는 그저 그만이다. 선상에서, 우리의 똑똑하고 매력적인 가이드가 들고 다니면서 시식시키는 '마테 차'의 맛도 일품이고, 느닷없이 나타나서 우렁찬 목소리로 관중을 압도한 무명(?, 왕년의 스타)의 테너 가수도 압권이다. 그와 기념 촬영도 하고 음반도 한 장 샀다. 아르헨티나의 전통차인 '마테 차'. 사실 나는 이런 종류의 차가 있는 줄도 몰랐다. 평소 '차'를 별로 즐기지 않는 편이라 관심이 없었는데, 한국에서도 '다이어트'차로 인기라니, 참 세상 돌아가는 분위기를 이렇게 모르기도 어려울 것이다. 암튼, 솔직히 맛은 잘 모르겠으나, 가까운 사람들끼리는 하나의 빨대(금속으로 만든 고급스런 기구)를 돌아가며 빨아서 마시는 차라는 사실이 사뭇 신기하고 또 한편으로는 찜찜하다. 낯설어서. 또 다른 문화를 접하는 순간이다! 나중에 슈퍼에서 마테 차 두 봉지를 샀다. 이색 문화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아, 그리고 이미 벼룩 시장에 들러서 미리 마테 차 도구를 한 세트 샀었다. 지금 이 차 도구는 아직 사용하지 않은 채 주방 선반 위에 장식처럼 얹혀 있다. 주방을 오며 가며 한번씩 쳐다 보면서 부에노스아이레스와 가이드와 여행 추억들을 떠올리는 도구이다.

 

  저녁에 정말 유명하다는 극장에서 탱고 쇼 관람이 있었다. 저녁 식사를 겸한 디너 쇼였다. 역시 가이드의 수단(?) 덕분인지 아주 좋은 자리에서 잘 생긴 종업원들의 일사분란한 시중을 받으며 맛있는 저녁 식사(고급스런 느낌)를 하고, 이어서 이곳 제일의 무용수와 연주자들이 만들어 내는 환상의 무대에 흠뻑 젖어 들었다. 탱고의 본래 멋은 음악이다. 플라맹고도 그렇지만, 음악을 빼고 춤만 생각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다. 관람 도중 수시로 동영상 촬영하느라 팔도 아프고, 또 제대로 감상하지 못한 점도 있어서, 마치고 나올 때 CD를 한 장 샀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의 마지막 밤을 탱고에 푹 빠져서 보냈다. 밤 늦게 호텔에 돌아왔지만 전혀 피곤하지가 않았다. 오히려 피로가 확 풀렸다고 할까? 아쉽고도 환상적인 시간이었다.♣

 


 

탱고 무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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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르모 공원

 

우리의 똑똑한 길잡이 가이드 님, 짱!

야무지게 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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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주변 시내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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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플라타 강 티그레 유람선 선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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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 주변의 벼룩시장

 

 

 

 

 

 

 

 

 

 

 

 

 

 

 

 

 

선상의 꼬마 친구들. 귀엽죠?

 

 

 

 

 

 

 

 

 

 

 

 

 

 

 

 

 

 

 

 

 

 

 

 

 

선상의 깜짝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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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꼴레타 묘지

 

 

 

 

 

 

 

 

 

 

에바 페론의 가족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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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보카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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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고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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