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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로서의한국어어휘교육론(과제물3)

unibelle 2014. 9. 23. 13:22

유의어의 성립조건 및 교육방안

 

1. 유의어와 동의어의 개념

하나의 사물을 지시하는 단어가 여러 개 존재할 때 일반적으로 이들을 동의어(synonym)라고 한다. 그러나 중심적 의미는 같되 주변적 의미나 함축적 의미까지 정확히 똑같은 경우는 이론상으로만 가능하고 사실상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에, ‘비슷한 의미를 가진다는 뜻의 유의어(類義語)라는 용어가 두루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다. 예를 들어 거의 같은 의미로 쓰이는 부사 틈틈이’, ‘간간이’, ‘사이사이의 예를 보자.

 

. 일하다가 {틈틈이, 간간이, 사이사이} 공부한다.

. 우리 닭은 {*틈틈이, 간간이, *사이사이} 알을 낳는다.

. 말소리가 {*틈틈이, 간간이, 사이사이} 들려왔다.

 

()는 세 단어 모두 대체 가능하고, ()()는 각각 간간이사이사이만 가능하고 틈틈이는 불가능하다. ‘간간이사이사이자연스럽게 생기는 시간의 간격을 나타내는 데 반해, ‘틈틈이주어의 의지가 내포된 시간 간격(틈을 내어)’의 의미로 사용되므로, 사람 주어에만 쓸 수 있다. 이처럼 개념적인 의미는 비슷한데, 문맥상 제약을 받는 단어들을 동의어 대신 유의어라 부른다.

 

2. 유의어의 성립조건

유의적 관계는 다른 계열의 다양한 단어들이 혼재하다 보니 저절로 형성되는 수가 있다. 잭슨(H. Jackson, 1988)은 동일한 지시를 가졌지만 문맥상의 용법이 다른 동의어를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있다 : 문체나 격식성의 차이(), 방언(), 전문성(), 내포(), 완곡어법().

 

. 껍질-껍데기, -언어, 책방-서점, 아내-와이프(wife)

. 백부-큰아버지(대구, 상주)-맏아버지(안동), 하루살이-날파리-깔따구

. 티비(T. B.)-결핵, 염화나트륨-소금, 곡차-(승려)

. 마누라-아내-부인, 가사도우미-파출부, 운전사-기사

. 죽다-돌아가시다, 똥오줌-대소변, 변소-화장실

 

동의어 또는 유의어의 성립조건에 대해서는 여러 학자들의 견해가 있다. 이를 정리하면 크게 완전 유의어부분 유의어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완전 유의어의 성립조건을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두 어휘의 외연적 의미와 내포적 의미의 완전 동일성이다. 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둘째, 외연적 의미의 동일성 여부만 완전 유의어의 성립조건으로 제기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유의어 유형 중에서 ()의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과학적, 전문적인 어휘들이 일상어와 외연적 의미에서 차이를 유발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은 완전 유의어를 형성하게 된다.

셋째, 쌍방함의를 들 수 있다. 구체적 또는 특수한 의미를 가진 하위어 A가 포괄적 혹은 일반적 의미를 지닌 상위어 B에 함의되고, 상위어 BA에 다시 함의되면 AB완전 유의어가 되는 것이다.

넷째, 모든 문맥에서 교체 가능성의 조건을 들 수 있다. 두 개 이상의 어휘가 모든 문맥에서 상호 대체가 가능하면 이들 어휘는 완전 유의어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다섯째, 두 개 이상의 어휘가 동일한 의미자질의 조건을 가질 때이다. 의미자질이 ‘+/-’의 동일한 가치를 지니면 이들 어휘는 완전 유의어가 될 수 있다.

여섯째, 두 어휘의 표현이 나타내는 심리적 형상화가 동일할 때이다.

일곱째, 동일한 자극에 의한 동일한 반응이 성립될 때이다. 두 개의 어휘가 청자나 독자에게 동일한 자극을 주어 동일한 반응을 타나낼 때 두 어휘는 완전 유의어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이상과 같은 완전 유의어성립조건은 두 번째 조건을 제외하고는 현실적으로 나타나기 어렵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유의어라고 부르는 부분 유의어를 중심으로 유의어 성립조건을 살펴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이숭녕(1978)하나의 사물, 내용에 대해서 두 개 이상의 표현이 가능할 때 유의어가 성립될 수 있다”(유의어 유형 ()에 해당)고 했다. 김용석(1981)개념적 의미가 동일하고 의미 사이의 뉘앙스와 감정적 가치에서 차이가 나는 경우”(유형()를 제외한 나머지 유형에 해당)는 유의어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들 학자들의 주장을 종합해 보면, ‘부분 유의어의 성립조건으로 어휘의 의미 관계의 중첩을 들 수 있다. 이는 외연적 의미, 내포적 의미, 연상적 의미 중에서 주로 내포적 의미간의 중첩을 염두에 둔 것이다. 유의어들은 고도의 의미 중첩과 더불어 최소한의 내재적 대조성을 지녀야 한다. 한 단어의 의미가 다른 단어의 의미에 완전히 속하는 포함도 성립조건이 된다. 포함관계는 거의 중심적 의미에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공기관계에서 나타나는 자질의 설정에 따라서는 중첩의 관계로도 형성될 수 있다. 중첩은 의미의 관련성을 가장 분명히 보여주는 현상의 하나로 발화의 개념적 내용에 중요한 차이가 없는 한 일정 문맥에서 서로 교체 가능함을 보여준다. 중첩된 부분에서의 의미들은 상당한 동질성을 지니므로 유의어가 성립될 수 있는 것이다.

 

3. 유의어 교육방안

초급에서는 유의어 학습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중급 이상, 특히 고급과정에서 유의어 학습이 많이 이루어진다. 유의어를 교수하는 방법으로 어휘만을 제시하는 것은 유의어의 사용 능력을 키워주지 못한다. 대화 등 상황과 문맥 속에서 교육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잭슨(1988)유의어 검증은 사용되는 문맥에 크게 의존한다고 했다. 어떤 단어의 의미를 결정하는 요인이 단어 자체가 지닌 기본 의미와 단어가 나타날 수 있는 환경, 용법인데, 이 용법이 바로 공기제약 또는 선택제약이다. 외국인 학습자들에게 유의어의 의미 차이를 교육하기 위해서는 단어의 기본 의미에만 의존하지 말고 하나의 단어가 앞뒤에 어떤 다른 단어들과 연결될 수 있는지 혹은 연결될 수 없는 단어들은 어떤 것인지 등에 관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용법상의 제약인 선택제약은 기본 의미가 매우 비슷한 단어들이 가지고 있는 미세한 차이를 알아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울만(1962)이 제시한 교체검증, 대립검증은 문맥을 통해 선택제약과 의미 차이를 명확히 제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교체검증은 문맥 속에서 한 어휘소를 다른 어휘소로 바꾸어 보는 방법인데, 예를 들어 달리다뛰다의 경우를 보자. ()에서는 두 단어의 교체가 가능하고 ()에서는 뛴다[수직][수평]이 모두 가능한데, [수평]일 경우에만 교체 가능하다. ()에서는 주어인 물가상승한다는 뜻으로 [수직]만 가능하므로 달린다와 교체될 수 없다. 고급 학습자의 경우는 한자어와 대조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그는 목표지점을 향해 달렸다/뛰었다.

. 말이 달린다/뛴다.

. *물가가 달린다/물가가 뛴다.

 

대립검증은 대립어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작다적다는 모국어 화자들도 혼용하는 사례가 빈번한데, 이는 실제로 어원상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의미 차이는 각각 작다-크다(크기)’, ‘적다-많다(수량)’의 대립관계를 통해서 가르칠 수 있다. 이를 통해 이 두 어휘소는 개념적으로 동일하지만 어떤 문맥에서도 서로 치환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맑다-깨끗하다’/‘흐리다-더럽다’, ‘춥다-차다’/‘덥다-뜨겁다’, ‘-’/‘-’, ‘옳다-맞다’/‘그르다-틀리다등의 어휘소들은 이들과 공기할 수 있는 단어들을 제시하면 보다 쉽게 의미차이를 변별하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맑다-흐리다는 아래의 (), ()에서처럼 주어 선택제약을 갖는다.

 

. 물이 맑다-흐리다 / 깨끗하다-더럽다.

. *집안이 맑다-흐리다 / 집안이 깨끗하다/더럽다.

. *하늘이 깨끗하다-더럽다/하늘이 맑다-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