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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여행 - 전북 진안

지구촌의 대재앙이라 할 수 있는 코로나 19가 우리의 손과 발을 꽁공 묶은 지 만 2년이 지났다. 나도 걸리면 안되고 또 남에게도 옮기면 안되는 전염병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때로는 부당한 불편도 감수하고 인고의 시간을 버틴 날이 이제 천일에 가까워지고 있다. 온 지구가 이렇게 난리통으로 정신없었던 때가 언제 있었나 싶을 정도로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지다 보니 너나 할 것없이 모두다 꼼짝없이 방콕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슬슬 여행 금단 증세가 나타난다. 수시로 주변 가까운 곳으로 드라이브삼아 나들이를 했건만 어림도 없다. 하늘길이 아직 열리지 않으니 땅위를 밟고 갈 수 있는 곳까지는 가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여행의 첫 장소로 지목된 곳이 바..

중동여행-요르단(3)

★ 세계 7대 불가사의 페트라(Petra) 와디 럼 베두인 캠프에서 조식을 마친 후 약 2시간의 이동 끝에 드디어 페트라에 도착했다. 요르단 여행의 노른자위다. 가는 곳마다 어딘들 다 나름대로의 멋과 가치가 없겠냐마는 그래도 요르단 하면 젤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페트라가 아니겠는가? 우선, 안내 책자와 검색 자료를 토대로 페트라에 대한 설명을 간략하게 덧붙인다. 페트라 페트라(Petra)는 나바테아인(Nabataean)이 건설한 사막에 있는 고대 대상(隊商) 도시이다.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던 곳으로, 홍해와 흑해 사이에 있다. 이곳은 이집트와 아라비아, 시리아-페니키아 사이의 중요한 교차점이어서 번영을 누렸다. 페트라의 건물들은 바위산을 반쯤 깎아서 만들었고, 좁은 통로와 수많은 협곡이 있는 산으..

중동여행(2)-요르단 와디럼

사해 부영 체험 후 요르단의 수도 암만으로 돌아와 호텔에서 휴식을 취했다. 다음 날인 일요일은 요르단의 그랜드 캐년이라 불린다는 '아르논(Arnon)'을 거쳐 사막지역 '와디럼' 관광 일정이 잡혀있어 푹 쉬고 에너지를 충전하기로 했다. 다음 날, 호텔 조식을 든든하게 마치고 우리를 기다리는 아르논 계곡과 와디럼을 향해 힘차게 하루의 발걸음을 내딛었다. 그런데, 일정이 다소 바뀐 듯하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와디럼 사막 지프투어를 먼저하고, 어차피 계곡 트래킹은 하지 못하고 그냥 들렀다 갈 예정인 아르논은 오후로 미루진 것이다. 사실 아르논은 관광이라기 보다는 그냥 지나가는 길에 마지못해 잠시 내렸다 쉬어가는 정도로 끼워 넣은 것 같은 느낌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역사적으로 볼 때 아르논이라는 이름이 무시..

중동 나들이-요르단 1

2018년 1월 초, 국내 'L 여행사'의 「사막에 핀 붉은 장미」라는 매혹적인 이름의 패키지 상품에 나의 일주일을 맡겼다. 요르단 일주를 거쳐 두바이, 아부다비를 둘러보는 7일 여정이다. 아랍 여행. 약간은 설레고 한편으론 다소 낯설기도 하다. 아랍이란 단어를 늘 아무생각없이 입에 올리곤 했건만, 정작 이곳으로 여행을 간다고 하니 갑자기 그 낯섦이 한층 더해지는 것 같다. 종교 때문일까? 딱히 그런 것도 아니다. 암튼 유럽이나 아프리카, 또는 아메리카 여행과는 사뭇 다른 감정을 경험한다. 여행을 시작하기도 전에 말이다. 여행 일정 중에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사해'에서 부영(浮泳) 체험을 한다는 것. 무슨 여행이든 동기유발이 중요하다. 이번 아랍 여행 - 극히 아랍의 일부에 속하지만 - 의 가장 ..

케이프타운-에필로그

♣ 그루트 콘스탄티아 와이너리 커스텐보쉬 식물원을 나와서 점심 식사를 한 뒤 잠시 들른 곳은 와이너리(포도주 제조장). 이것은 테이블마운틴을 패스한 일행을 위로하고자 끼워넣은 섬세한 가이드의 배려다. 지구촌 어디든 사람이 사는 곳에는 이상하게도 와인이 존재한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부터 'eau de vie(오드비(프) : 생명수)'라 불리는 포도주는 포도가 생산되는 곳이면 제조가 가능하니까 그런가 보다. 특히 주변에 사막이나 황야를 끼고 있는 도시 근교에 유명 와이너리가 많은 걸 보면, 포도의 생산 환경은 비옥한 땅 보다는 척박한 땅이 더 적합한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물론 식물이니까 물이 풍족한 비옥한 땅이 필수일 것이나, 포도의 경우에는 물보다 더 중요한 게 바로 햇빛, 그 해의 일..

케이프 포인트-케이프타운(4)

아름다운 캠스베이를 따라 한바퀴 돌아나오며, 아련히 보일듯 말듯 12사도봉을 뒤로 하고 희망봉으로 향하는 길. 중간에 대서양과 인도양이 서로 만나고 이 두 대양을 한아름 가슴에 품어볼 수 있다는 케이프 포인트에 올랐다. 정상까지 오르는 편도 후니쿨라(미니열차)가 있긴 하지만 우리는 쉬엄쉬엄 주변 경관도 즐기면서 걸어올라 가기로 한다. 사이사이 경치도 좋지만 발아래 누워있는 이름모를 꽃들과 요리조리 숨바꼭질하듯 돌틈 사이로 나타났다 사라졌다하는 작은 야생동물들과 조우하는 기분도 만만찮다. 웃고 즐기며 오르는 가운데 어느덧 포인트 정상이다. 과연 두 대양이 서로 만나는 지점을 보니 물의 색은 하나다. 태평양만 바라보고 살던 사람들이라 그런지 다른 바다를 보고는 다들 환호성을 지른다. 사실 하나의 바다를 두고..

커스텐보쉬 식물원-케이프타운(3)

케이프타운을 대표하는 관광명물로 일컬어지는 테이블마운틴을 보러가는 날이다. 근데 아침부터 영 조짐이 심상찮다. 바람이 불고 하늘이 잔뜩 흐리고 안개도 자욱하다. 이런 날에는 케이블카 운행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가이드 또한 근심어린 표정이다. 그래도 일단 가보기는 한단다. 케이블카 매표소가 있는 곳까지 올라가는 동안 바람은 더 세게 불어댄다. 가이드가 사정을 확인하러 간 사이 주변을 한바퀴 둘러보았다. 승강장 앞 공간은 그리 넓지 않다. 그냥 넓은 마당 정도 쯤 되는 것 같다. 고지대라 전망대 역할은 톡톡히 한다. 케이프타운 시가지와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바람도 잊고 전망에 잠시 정신을 뺏기는 동안 뭔가 휘익하고 날아간다. 내 모자! 나도 모르게 '엄마야!'하고 외치니, 마침 이쪽으로 오고 있던 가이..

남아공-케이프타운(2)

물개섬 관광 후 아프리카 유일의 펭귄 서식지인 볼더스 비치로 향했다. 문헌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서식하는 펭귄은 흰줄무늬펭귄에 속하는 자카스 펭귄이다. 서식지 주변 해변 마을 주민들이 공동체를 결성하여 지속적으로 보호, 관리해 주는 덕분에 관광객들이 어려움없이 관광을 즐길 수 있다고 하니, 새삼 그 노고가 고맙다. 아프리카와 펭귄, 마치 열대 정글 속의 에델바이스처럼 서로 이질적이고 모순된 느낌을 주는 만큼, 또 보존 가치도 당연히 높을 것이다. 서식지 진입로에 들어서자마자 아름다운 장면 하나가 연출되고 있었다. 바로 펭귄의 구애 모습이다. 바야흐로 짝짓기를 앞두고 다시 한번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인가? 모두들 신기한 듯 바라본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들은 꿈쩍도 않는다. 이미 사람에 대해 면역이 생긴 탓..

남아프리카공화국-케이프타운(1)

이제 아프리카 여행의 종착지로 향한다. 빅토리아 폭포 관광후 리빙스톤 공항을 출발하여 남아공의 탐보 국제공항(구 요하네스버그 국제공항)을 거쳐 드디어 케이프타운에 도착, 호텔에서 여정을 풀었다. 아프리카대륙 최남단에 위치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17세기 네덜란드인의 이주 이후 1815년 영국의 식민지가 되었다가, 인종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에 밀려 1961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여 공화국을 선언했다. 계속되는 인종차별정책으로 인해 1974년 국제연합(UN)에서 축출되는 등 한때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기도 했으나, 1994년 넬슨 만델라 집권, 통치 이후 인종차별정책이 철폐되면서 영연방에 재가입 등 UN 총회 의석을 확보했다. 주요도시로는, 행정수도 프리토리아, 입법수도 케이프타운, 사법수도 블룸폰테인과 더불어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