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여행 - 전북 진안
지구촌의 대재앙이라 할 수 있는 코로나 19가 우리의 손과 발을 꽁공 묶은 지 만 2년이 지났다. 나도 걸리면 안되고 또 남에게도 옮기면 안되는 전염병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때로는 부당한 불편도 감수하고 인고의 시간을 버틴 날이 이제 천일에 가까워지고 있다. 온 지구가 이렇게 난리통으로 정신없었던 때가 언제 있었나 싶을 정도로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지다 보니 너나 할 것없이 모두다 꼼짝없이 방콕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슬슬 여행 금단 증세가 나타난다. 수시로 주변 가까운 곳으로 드라이브삼아 나들이를 했건만 어림도 없다. 하늘길이 아직 열리지 않으니 땅위를 밟고 갈 수 있는 곳까지는 가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여행의 첫 장소로 지목된 곳이 바로 진안이다. 물론 마이산과 탑사가 생각나서다.
아주 오래전, 대학다닐 때 과에서 단체로 마이산을 다녀왔던 기억이 있다. 젊을 때인지라 불가사이하게 쌓아올려진 돌탑을 보고 신기해 했던 기억 외에는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대학 새내기들의 첫번째 단체 여행이라는 점이 더 설레고 새로운 친구들과 지도교수가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던 시절이었으니 말이다.
그때의 사람들이 모두 이제는 노년에 접어들고 은사님은 이미 다른 세상에 계신 걸 보면 세월이 많이 흘렀다. 그 세월동안 진안의 마이산 풍경도 많이 변했을까? 문득 그 오래된 기억속으로 나를 소환하듯 무엇이 손짓한 것마냥 진안으로 생각이 향한다. 다시 한번 가봐야겠다. 인터넷 검색으로 대충 정보를 얻고 여행 일정표를 짰다. 혼자라도 다녀오리라 했는데, 하나 둘 동행이 늘어서 셋이 가기로 했다. 어치피 자동차에 여유 좌석이 있으니...
날짜는 2월 14~16일(2박 3일)로 정해졌다. 처음에는 매월 둘째 주 월, 화욜을 정해놓고 여행을 다니기로 했기 때문에 1박 2일 예정을 했다가 왕복 거리도 있고, 또 이왕 가는 바에는 제대로 즐기고 오자는 동행들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다. 항상 그렇듯이 출발 전에 기상 체크는 필수. 비 소식이 들어 있긴 했지만, 그렇다고 계획을 바꾸지는 않는다. 화가 세잔의 말처럼 "날씨가 안좋다고 계획을 바꾸지 마라... 자연의 변화무쌍한 위력에 그저 온몸을 맡기면" 되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 결과, 눈도 오고 비도 왔지만 그래서 더 운치있고 좋았다는 것이다. 평소 눈이 그리웠던 우리들에게는 오히려 전화위복이었다.
사흘 동안의 여행을 모두 글로 쓰려면 읽는 사람들이 지루할 것이다. 그래서 '보는 것이 믿는 것'이라고 틈틈이 찍어 둔 사진들을 포스팅하기로 한다.
★★★ 첫째 날 ★★★
첫날의 숙소인 북부주차장 위쪽 끝에 있는 마이산콘도에 체크인 후 마이산 탐방에 나섰다
예전에는 없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목재 계단 데크가 두 마이산 들머리까지 설치돼있다.
은수사를 지나 탑사로 향한다
좁은 언덕길이다.
나뭇가지 사이로 돌탑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탑사와 돌탑들
탑사에서 남부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
평탄한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금당사
남부주차장에서 콜택시를 불러 진안읍으로 와서 저녁식사를 했다.
식사 장소를 몇 군데 알아두긴 했는데,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식당이 더 실속있지 않을까하는 기대에 택시기사에게 물었다.
기관 공무원들이 자주 간다는 추어탕집을 추천해주었다.
집은 허름해도 내부는 깔끔하다.
맛간이 약간 진하긴 해도 음식도 맛있고 주인 내외의 태도도 좋다.
저녁 식사후 숙소로 돌아가는 길
진안읍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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