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눈물-뉴질랜드남섬 빙하폭포
지구상의 마지막 낙원 뉴질랜드 남섬
지난 1월 중순(1.11-1.20) 모 여행사를 통해 9박 10일 일정으로 호주/뉴질랜드 패키지 여행을 다녀왔다. 열흘도 안되는 일정으로 커다란 두 나라를 여행했다고 한다면 모두들 '그저 그럴 것'으로 여길 것이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 나라라고 한들 열흘로 족할 것인가? 국내에서도 일주일 이상의 장거리 여행이 그리 쉽지 않은 우리네 삶의 현실에서 보면, 그래도 그 먼곳으로 열흘 간의 외유를 한다는 것은 큰 맘 먹어야 할 일이다. 다소 여유로운 스케줄 덕분에 지구 남반부의 원시 대자연과 더불어 마음 편히 며칠 놀다 왔다는 생각이 든다. 호주는 시드니 시내와 그 주변(블루마운틴 국립공원-페더데일 야생동물원-시내관광-동부해안(비치, Gap Park)-해안 크루즈(1시간)-아쿠아리움 등.)을 이틀 동안 가볍게 둘러보는 정도였고, 대부분 뉴질랜드 남/북섬 여행이었다. 다 나름대로의 멋과 볼거리를 갖고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남섬의 경이로운 풍경들은 정말 두고두고 생각날 장관들이었다. 특히 열번 가서 세번 보기도 힘들다는 뉴질랜드 남섬 밀포드사운드의 피요르드 국립공원 빙하폭포는 빙하 녹은 물이 그 높은 산에서 바다로 바로 떨어지면서 소름이 돋고 몸이 오싹할 정도로 장엄하고 경이로운 장면을 연출한다. 그래서 내가 붙인 별명이 '신들의 눈물'이다. 무엇이 서러워 저렇게 눈물을 줄줄 하염없이 흘리고 있을까?
뉴질랜드남섬 밀포드사운드의 피요르드 국립공원 : 빙하 녹은 물이 폭포가 되어 수 백 곳에서 바다로 하염없이 흘러내리고 있다.
왜 삼형제봉이 아니고 세자매봉이라 했을까? 산이 남성이 아니고 여성이어서 그런가보다.
우리나라 고사리는 나물 해 먹는 풀인데, 이 고사리들은 거목이다.
이 코알라들은 낮동안에는 잠만 잔대나. 앞에서 아무리 떠들어도 눈하나 깜짝않고 평화롭게 주무신다.
우아한 공작, 꼬리를 한번 펴 주려나 기다렸는데,,,
이건 푸카키가 아니라 데카포호수인 것 같다. 이름이 좀 헷갈리네.
주변에 서 있기만 해도 덥다.
한국에서 냉동이나 훈제연어만 먹다 빙하호에서 직접 잡은 연어 생회를 난생 처음 맛보았다. 육질이 탄력이 있고 맛이 상큼하고 깔끔하였다.
쿡 선장의 이름을 따서 마운틴쿡이라 불리는 만년설산(3755m), 원주민어로는 '아오라키(구름을 뚫고 들어간 산)'
양털깎기 쇼에 나온 羊중의 羊 '메리노'. 메리노 울로만 알고있던 메리노 羊을 생면하였다. 품위와 외모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영국 BBC가 '죽기전에 꼭 한번 가봐야 할 곳'으로 선정했다는 밀포드사운드 협곡 : 유람선에서 찍은 것이다.
밀포드사운드에 들어서기 전부터 이런 광경이 여러차례 나타난다. 넋을 잃고 올려다보며 내 입에서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온 말이 바로 '신들의 눈물'이다.
* 에피소드
호주/뉴질랜드 여행 동안 동행한 현지 가이드는 3명이었는데, 다들 현지 교민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뉴질랜드 남섬의 가이드가 가장 인상에 남는다. 여행 일정 동안 틈틈이 강조한 내용이 있었는데, 한국 여행객들의 여행 태도에 관한 것이었다. 현지에서 자영업으로 기반을 닦고 잘 살고 있지만 사람이 그리워 짬짬이 가이드 일을 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오는 여행객들 중에서 간혹 국가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행동으로 곤란을 겪는 일들이 있어서 교민의 한사람으로서 현지인들 보기에 민망하고 부끄럽다고 했다. 알다시피 호주와 뉴질랜드는 형제나라로 불리는데, 특히 호주는 인종차별이 심하다. 이런 선진국에서 그나마 차별받지 않고 뿌리를 내리기 위해 이들 교민들은 언어와 행동거지 하나하나에 매우 세심한 신경을 쓰고 주의를 하면서 살아오고 있는데, 간혹 들르는 여행객들로 인해 그동안 쌓아온 공든 탑들이 무너져내리는 일들이 종종 발생한다면, 자존심도 상하고 멸시를 당하여도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이니, 이들로서는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여행객들이야 돌아가면 그뿐이지만 그들은 그곳에서 늘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다. 한국에서 함께사는 우리들 눈에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끄러운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나도 여러차례 국외 여행 동안 경험한 바, 정말 어처구니 없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다행히 우리 일행들은 모두 신사적이고 교양과 예의를 갖춘 사람들이어서 고맙고 또 즐거운 마음으로 가이드로서의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TIP 우리 여행 일정 얼마 전에 크라이스트처치에 강도높은 지진이 일어나, 당시 자신이 인솔 하던 여행객 일행을 한밤중에 대피시킨 일이 있었는데, 이 일로 그곳에서 포상을 받았다고 했다. 그런데 여행을 끝내고 한국에 돌아온 이후에 또 한차례 그곳에 지진이 일어났다. 그래도 그때는 건물 몇 채와 교회당이 약간 파손되어 보수 중이었고 대부분의 건물들은 이미 내진설계된 것이어서 별 문제가 없었다고 했는데, 또 한차례의 지진으로 그 피해가 매우 컸다는 보도를 듣고 마음이 매우 아팠다. 이제는 모두 복구되어 예전처럼 잘 살고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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