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마이에르 가의 광기-당신은 백색인가요?
16' 부산국제영화제 세 번째 관람영화 - 알마이에르 가의 광기
국명 : 벨기에, 프랑스
감독 : 샹탈 아커만
출연 : 스타니슬라 메하르 (알마이에르 역), 마크 바르베 (링가르 역),
오로라 마리온 (니나 역), 사크나 움 (자히라 역),
솔리다 챈 (첸 역)
상영시간 : 130분
장르 : 드라마
영화에 관하여
조셉 콘래드의 원작소설을 각색한 영화. 고상하고 품위있는 유럽의 정통 백인으로서의 자부심이 대단한 남자 가스파르 알마이에씨는 천성적으로 유색인에 대한 혐오감을 갖고 있지만, 금광으로 큰 돈을 벌어 다시 인간다운 세상인 백인의 땅으로 나가 살아보겠다는 꿈과 미련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옛 상관의 수양딸인 말레이지아 여인과 결혼하여 딸(니나)을 두게 되면서 불결하고 지루한 유색인의 땅을 벗어나지 못한 채, 불행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금광의 꿈은 깨어지고, 혼혈인 딸을 백인으로 '우아하고 아름답게' 키우고 싶은 백인 아버지와 외할아버지의 집착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유색혼혈인에 대한 차별에서 예외가 되지 못한 딸은 따돌림과 모욕을 견디지 못하고, 급기야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학비마저 내지 못한 상황에서 쫓겨나와 자포자기한 나날을 보낸다. 백인과 결혼하여 불행하게 살고 있는 어머니의 강요와 그녀 역시 불행한 현실을 벗어나고픈 일념으로, 경찰의 수배를 받고 쫓기는 신세인, 미래가 불투명한 한 유색 남자(다인)와 동행하기로 하는데... 하지만 딸을 잃은 슬픔과 절망으로 좌절한 백인 주인을 보다 못한 운전기사(첸)에 의해 자신이 노래하고 니나가 백 댄스를 추던 무대 위에서 다인은 생을 마감한다. 다인이 죽었다고 소리치는 남자의 목소리를 깔고, 클로즈업된 상태에서 니나가 목청높혀 부르는 아베마리아는 무엇을 상징하는 걸까?
첸이 다인을 죽이는 장면인 'intro'는 줄거리 상으로 보면 영화의 마지막 부분이지만 흔히 그러하듯이 이를 영화의 도입 부분에 배치함으로써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또 유색인종에 대한 원초적인 혐오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백인에게 끝까지 충성을 다하는 말없는 유색인 하인들의 태도가 묘한 대조를 이룬다. 백인은 우월하고 유색인은 백인만 못하다는 인종차별주의자들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전혀 표나지 않게 뒤집어 나타내고 싶은 감독의 의도가 아닐런지... 영화 시작과 끝 부분에 흘러나오는, 다인이 감미로운 목소리로 부르는 사랑의 노래를 듣고 있자니, 잠시 옛 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진다.
조셉 콘래드
조지프 콘래드(1857년 ~ 1924년)는 폴란드 출신의 영국 소설가이다. 본명은 유제프 테오도르 콘라트 코제니오프스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