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다니는 멋(안)

낙동강의 봄

unibelle 2014. 4. 4. 12:38

낙동강 생태공원의 봄 풍경, 장관입니다.

  벗들과 함께 낙동강 물줄기를 따라 봄의 기운을 뼛속까지 속속들이 느끼며 환상적인 한나절을 보냈다. 생태공원의 유채밭이 그렇게 넓게 조성되어 있는 줄도 몰랐고, 또 이렇게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줄도 몰랐고, 강줄기를 따라 을숙도까지 이어지는 하구 둑길의 벚꽃들이 이렇게 장관인 줄도 일찌기 몰랐다. 하동 벚꽃 십리길이 부럽지 않고 진해 여좌천의 벚꽃도 시들하다. 30리가 넘는 벚꽃 터널, 가다가 낭만적인 쉼터에서 와인 한 잔, 벌써부터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낙하하는 안타까운 꽃잎들의 행렬, 꽃비 속에서 황홀해하는 우리 소시민들의 귀여운 모습들. 날씨가 좋아서 어린 새싹들도 나들이를 나왔고 건강을 챙기는 어르신들도 많이 보인다. 그야말로 모든 세대가 함께 어우러진 봄날의 꽃잔치에 공짜로 초대받은 사람들이다.

  위로만 보고 걷다 문득 발아래를 내려다 보니 길 양쪽으로 노란 민들레가 지천이다. 벌써 홀씨를 떠나 보내는 성급한 꽃들도 많다. 유채밭을 날아 다니던 노란 나비가 가끔 민들레 곁으로 슬며시 왔다가는 훌쩍 달아나 버린다. 길 아래 공원에서는 체육대회가 한창이고, 여기저기 풀밭에 엎드려 있는 아낙네들, 아저씨들도 가끔 보이는데, 무언가를 열심히 캐고, 뜯고 한다. 물 위의 오리들, 갈대밭의 비둘기들, 각양각색의 종들이 모였는데, 어쩜 이렇게 질서정연할까? 부딪힘도 없고 실랑이도 없다. 그저 보이지 않는 자기 영역을 지키며 한가로이 노닐 뿐이다. 아님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삶의 의욕이 잠시 떨어지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에너지를 충전하면 좋을 것 같다.♧


 

 

 

 

길을 따라 대나무를 심어 놓았는데, 여름에는 시원한 산책로가 될 것이다.

 

 

 

 

 

 

 

 

동백꽃이 가는 겨울을 아쉬워하며 이렇게 흐드러지게 피었다.

벚꽃 천지에서 도도하게 피어있는 동백꽃!

바닥에 떨어진 꽃잎을 보니 이미자의 '동백아가씨'가 생각난다.

 

 

이건 복사꽃이란다.

 

떨어진 꽃잎들. 길이 금새 꽃길이 되었다. 사뿐이 즈려 밟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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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게 쉼터.

 

 

 

"길 가의 민들레는 노란 저고리, 첫돐맞이 우리 아기도 노란 저고리...흥5"

 

 

 

이쯤에서는 박미경의 '민들레 홀씨되어' 버전이다.

"...어느새 내 마음 민들레 홀씨 되어

강바람 타고 훨훨 네 곁으로 간다"

 

♥♥♥♥♥

 

 꽃비가 내리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