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파토키아 열기구 투어
카파토키아 여행의 하일라이트 열기구 투어 해보셨나요?
터키 아나톨리아 고원의 거대한 자연 유산인 카파토키아 지방의 모든 것을 한 눈에 보고싶으면 단연 열기구 투어를 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사람이 만든 작품들은 그것들이 무엇이건 간에 열심히 보고 자주 보고 연구하고 생각하면 대부분 내 눈에, 가슴에, 머리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허나 자연의 걸작들을 접할 때면 정말 미미한 인간의 오감, 육감으로는 한계를 느낀다.
괴뢰메 야외박물관도 그 중 하나다. 하나라도 더 보려고 시리고 아픈 눈을 비벼가며 보고 또 보고, 나혼자 보기 아깝고 또 두고두고 우려 먹을려고 찍고 또 찍고 해 보건만, 내 눈은 눈물을 질질 흘리고 손바닥만한 카메라는 금새 에너지가 동이나 배고프니 밥 달라고 아우성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하는 데까지 해보는 게 인간의 능력이다. 이런 우리들의 맘을 헤아려(물론 상업적인 목적도 있긴 하겠지만) 원하는 사람에게 그 부족함을 보충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 바로 열기구 투어가 아닌가 싶다. 요금이 좀 비싸긴 해도 막상 투어를 하고 나니 정말 안하면 후회할 거란 말이 실감난다. 백문이 불여일견! 이 다음에 여행할 친구들을 위해 투어 중에 촬영한 동영상을 감상하시길... 위에서 내려다보는 그 즐거움과 경이로움도 좋고, 다른 열기구들이 기암 괴석 너머에서 두둥실 떠오르는 모습도 장관이다.
에피소드
내가 탄 열기구에는 20명 정도가 동승하였다. 우리 일행은 9명이었는데, 그 중 한 명이 사진을 찍다 카메라를 떨어뜨렸다. 아이러니하게도 파일럿이 카메라 주의를 당부한 직후였는데, 카메라 주인의 순발력이 짱이다. 떨어뜨린 순간 목에 감고 있던 머플러를 풀어서 그 위에 떨어뜨렸다. 열기구의 속도가 느린 덕분에 머플러는 카메라 낙하 지점 근처에 떨어졌고 파일럿이 동료에게 정확한 낙하 지점을 전화로 알려 바로 찾을 수 있었다.
♡ 열기구 투어는 이른 아침과 해질 무렵에만 할 수 있다. 아마도 하루 중에서 가장 바람이 적은 시간대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른 아침, 눈을 뜨자마자 식사도 뒤로 미루고 열기구 투어 관리사무소에서 따끈한 차 한 잔과 비스킷으로 요기를 하면서 대기하던 시간이 떠오른다. 열기구를 타고 상공 높이 올라가 구름 사이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라! 심장이 뛴다. 하늘, 구름, 빛, 기암괴석, 거기다 멋지게 녹아내린 눈이 함께 만들어내는 자연의 걸작품.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움 그 자체이다.
♡ 사실 이 열기구투어도 원한다고, 돈만 낸다고 누구나 다 경험할 수 있는 게 아니더군요. 열기구가 강해보여도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탈 수 없는 나약한 존재랍니다. 하여 3일 동안 푹 쉬었다네요. 우린 정말 운이 좋아 바로 탈 수 있었으니, 아마도 신이 우릴 도운 게 아닐까 싶더라구요.♣